썡媛

귀농·귀촌

 

귀농해 방앗간 하는 젊은이들

쌀찧는 방앗간

 

 

이택희 씨와 김혜영 씨는 서로 보기만 해도 웃는 다정한 부부다. 결혼 전에 혜영 씨가 일본으로 애니메이션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나며 둘의 인연에 시련이 닥쳤지만, 혜영 씨를 너무나 보고팠던 택희 씨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렇게 둘은 손을 꼭 붙잡고 한국으로 돌아와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좋은 부부가 됐다.

38살 동갑내기 부부는 요즘 보기 드문 직업을 택했다. 의령에서 가족이 함께 벼농사를 지으며 방앗간을 운영하는 것이다. 뒤늦게 합류한 택희 씨의 친동생 이성희 씨까지 함께하는 쌀찧는 방앗간은 요즘 의령에서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준비 없이 택했던 귀농, 그 파란만장한 여정

부산이 고향인 쌀찧는 방앗간식구들은 형인 택희 씨와 아내 혜영 씨 가족 5, 동생인 성희 씨 가족 4명으로 총 9명이다. 고향을 떠나 의령에서 벼농사를 짓고, 방앗간을 운영한다. 원래 음료회사에서 일했던 택희 씨는 몸이 안 좋아져 일을 그만둘 때 막연히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게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쑥스러운 듯 웃는다.

“2010년에 장모님 소개로 경남 함안의 한 마을을 알게 됐고, 그 마을 이장님을 두 달이나 졸라서 하우스 수박농사를 시작했어요. 아내와 동생은 그대로 부산에 있었고, 저만 귀농했죠. 그런데 안하던 일을 하니 몸살이 나 누워있었는데, 그날 아내가 마침 절 보러 와서 그 모습이 안쓰러웠나 봐요(웃음). 그래서 그해 10월에 가족이 모두 귀농했죠

가족이 있어 한결 든든해진 택희 씨였지만, 당시 셋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하우스 일을 돕던 혜영 씨는 입덧은 물론 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이에 택희 씨는 아내를 위해 수박농사를 접고, 인근의 영농회사에 홀로 들어갔다. 회사에서는 농사 전반을 배웠는데, 특히 벼농사가 택희 씨의 관심을 끌었다. 부지런하면 다른 사람 없이 충분히 혼자서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시작한 벼농사는 동생인 성희 씨까지 가세해 용감한 형제로 뭉쳤다.

동생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너무 힘들 때가 있었는데, 몸은 힘들어도 열심히만 하면 기회가 있을 거라고 농사를 권유했죠. 동생은 2015년 가을에 귀농했으니 저보다도 더 농업계에는 새내기인 셈이죠. 그래도 형제라서 서로 믿고 의지하는 바가 커요

 


 

우렁이 농법 적용한 논, 수확 뒤에는 쌀과자 라이스팝으로 가공

형제는 2만 평 정도에 벼농사를 짓는다. 남의 논이 대부분에다 그마저도 양수기로 물을 퍼야만 한다거나 비가 와야 농사를 짓는 등 환경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처음에 귀농했을 때는 언제 벼를 수확할지도 몰랐어요. 우스갯소리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으니까 그때 수확하자고 했으니까요(웃음)”

초기에 비하면 이제는 제법 농부 티가 난다. 택희 씨는 한국가톨릭농민회에 들어가 친환경 농법을 배웠고, 그 영향을 받아 이제는 우렁이 농법을 벼농사에 적용했다. 농지가 여러 지역인 탓에 비록 인증은 못 받았지만, 환경과 소비자를 위한다는 자부심은 지키고 있다.

바쁜 농번기에는 두 형제가 벼농사를, 혜영 씨가 방앗간 일을 본다. 농번기가 아닐 때는 형인 택희 씨가 벼농사를 담당하고, 동생인 성희 씨가 방앗간 일을 본다. 혜영 씨는 방앗간 사무실 일을 전담하면서 블로그도 운영해 두 가족의 귀농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방앗간은 나락으로 팔아서는 수익이 적으니까 정미해서 쌀로 팔 생각으로 시작했죠. 수익이 벼보다는 낫더라고요. 내친 김에 쌀과자도 만들었죠

방앗간에서는 백미, 현미, 찹쌀, 찰홍미, 찰녹미, 찰흑미 등을 판매하고, 가공품으로는 첨가물 없이 쌀 100%로 만드는 라이스팝과 현미 100%로 만드는 현미 라이스팝의 두 가지 쌀과자를 출시했다. ‘쌀찧는 방앗간은 앞으로 쌀겨나 왕겨 같은 정미소 부산물을 이용해 만드는 친환경 거름을 판매할 계획도 있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 관련 기관 방문 등이 귀농 성공의 열쇠

택희 씨는 벼농사를 짓는 형제를 묵묵히 뒷바라지하는 혜영 씨에게 언제나 고마움을 느낀다. 아이가 셋인데 귀농, 게다가 소득도 적은 벼농사라면 대개 아내들은 거부감을 느끼겠지만, 혜영 씨는 농사가 좋다는 남편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노력했기 때문이다.

희한하게 벼농사가 정말 좋더라고요. 물론 매일 밖에서 일만 하니까 아내는 싫어하는데, 그래도 정말 잘 이해해주는 편이에요. 가족이 함께 있어 참 고맙죠

택희 씨 가족 다섯 명은 지금은 마을회관 2층을 주거시설로 이용하지만, 얼마 전만 해도 방앗간 앞에 컨테이너를 놓고 3개월간 임시 주거시설로 이용했다. 식사 준비를 비롯해 불편한 점이 가득했지만, 가족 모두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어차피 한정된 기간만 컨테이너에 사는 거니까 최대한 즐겁게 지내면서 추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밤에는 컨테이너 밖에서 별도 보고, 아이들하고 추억이 될 일들도 많이 했죠

이들은 귀농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하고픈 말을 묻자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꼽았다. 본인들이 준비부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기에 더욱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어떤 지역에서 무슨 작물을 재배해 어떤 판로를 구축할지 고민해야 해요. 농사는 정말 어려운데, 계획과 준비 없이는 100% 실패하거든요. 그리고 농업기술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드나들면서 여러 조언을 구하고, 교육도 받아야 해요. 저희도 의령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여러 교육이나 지원사업 등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요. 하고자 하는 의지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적극성이 있다면 귀농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봐요

 

 

주문 및 문의 쌀찧는 방앗간’: 055-583-1837

블로그: http://blog.naver.com/ssal797979

 

취재_경상남도 의령군 용덕면 쌀찧는 방앗간이택희, 김혜영, 이성희

취재_윤호중 기자 saenong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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