썡媛

귀농·귀촌

 

 

 

 

귀농 후 배 농사 13,

 

경험자가 말하는 귀농

 

 

 

 

 

 

 

 

 

 

 

 

뜨거운 햇볕에 노랗게 익은 배를 따다 한입 베어 무니 아삭아삭한 식감이 남다르다. 그리스의 역사학자 호머가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던 배는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어 감기, 천식 등에 효과적이다. 환절기가 되면 늘 찾아오는 감기, 올가을엔 배로 예방해 보는 건 어떨는지.

 

 

 

 

 

 

배는 전체 과실의 약 85~88%가 수분으로 이루어진 알칼리성 식품이다. 사과산, 시트르산 등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 BC, 섬유소, 칼륨이 풍부해 기관지 질환은 물론 배변과 이뇨작용을 돕는다. 특히 가래와 기침을 없애고 배가 차고 아플 때 증상을 완화해 준다.

이처럼 배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데, 고기를 잴 때 넣으면 단백질의 연육을 도와 육질을 부드럽게 하며, 감기에 걸렸을 때는 배를 얇게 썰고 꿀을 넣어 물에 끓여 나오는 즙을 마시면 기침과 목의 통증 해소에 좋다. 또 배에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을 분해시키고, 과식 후 속이 더부룩할 때 먹으면 소화를 돕는다. 배 껍질에 많은 석세포는 각질제거 효과가 있어 배를 먹고 남은 껍질은 각질제거제로 활용할 수 있다.

 

배 농사 13, 경험자가 말하는 귀농

평택과 안성에서 총 3.31(만 평)의 땅에 농사를 짓는 구본익 대표는 올해로 햇수 13년째인 배 농사꾼이다. 귀농 후 배 농사를 시작하면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농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은 여전하다.

농고와 농대를 졸업했지만, 처음 배 농사를 지을 때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귀농 후 실패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해요. 자본과 영농기술, 근면함. 배 농사는 1년에 실질적으로 일하는 날이 150일 정도 돼요. 그러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죠. 저는 처음에 재배 기술을 배우려고 영농교육도 많이 들었어요. 선도 농가에 끊임없이 찾아가고, 호주, 일본, 뉴질랜드, 중국 등 해외 연수도 20회 정도 다녀왔죠. 그래야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는지 알 수 있어요. 잘하는 것은 본받고, 잘못된 부분은 타산지석으로 삼고. 농사도 계속 공부해야 해요

그는 남이 하기 싫어하고,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할 때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인류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농업은 망하지 않아요. 얼마든지 비전이 있죠. 정년퇴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생명산업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있어요농업을 바라보는 구 대표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귀농에는 무엇보다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수형 등 끊임없는 과원관리로 고품질 배 생산

토양, 수분, 일조량이 중요한 배 과원에서 수형 관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상록수 농원은 술잔 모양의 나무 꼴로 만드는 과수의 정지 방법인 배상형의 수형을 유지한다. 재식거리는 4~6m로 약간 밀식되어 있다. 배상형 수형의 평덕식 재배는 수고가 낮아 노동력이 절감되고, 배나무에 햇볕이 고루 들어와 일조량이 많아진다. 가지를 수평으로 유인하는 평덕식 재배법은 태풍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낙과 피해도 줄여준다.

이 밖에도 적은 양의 물로 효율적인 관수를 할 수 있는 점적관수법과 토양 침식 방지, 수분 보존의 효과가 있는 초생재배 등 농작물을 자연 친화적으로 생산하면서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 중이다.

이렇게 생산한 고품질 배는 미국으로 수출하거나(40%) 가락시장과 서울 청과시장으로 계통출하(30%), 나머지는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직거래로 판매한다.

 

 

 

 

결점을 보완하는 세 가지 방법

10년 이상 배를 재배하면서 나름의 비법도 생겼다. 농사에서 가장 힘든 점은 노동력의 부재인데, 배는 전정, 가지 유인, 수정, 적과, 봉지 씌우기 할 때 가장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같은 시기에 노동력이 필요해 일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구 대표는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이를 해소할 방법을 찾았다.

첫 번째 비법은 개화시기의 수정 작업에 유용하다. 배꽃은 개화시기가 약 10일 정도인데, 이 기간 내에 수정 작업을 마쳐야 한다. 꽃가루를 석송자와 1:1 비율로 혼합해서 SS기에 매달아 송풍으로 꽃가루를 날리면, 40명이 해야 할 작업량을 혼자서 하루 만에 해결할 수 있다. 꽃가루 낭비가 심하고 수정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꽃눈 전정을 제때에 철저히 하는 것이다. 꽃눈 전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적과 시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과실로 가는 영양분이 분산되어 고품질 배를 생산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가지 갱신이다. 상록수농원의 배나무는 45년생과 25년생인데, 노목에서 열리는 배는 당도와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구 대표는 햇가지를 이용해 가지를 갱신한다. 갱신한 햇가지에서 열리는 과실은 노목에서 열리는 배보다 품질이 좋다. 

   

 

 

품종 다양화로 소비의 선택 폭 넓혀

구 대표는 신고(80%), 원황배(15%), 감천배와 황금배(5%)를 재배한다. 품종별로 각각의 장점이 있지만, 감천배는 당도가 높고 식질도 우수하다. 하지만 소비자는 배를 살 때 생산지를 먼저 확인한다. 나주배, 울산배, 안성배, 이렇게 지역으로 배를 선택하는 일이 많은 데 지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배는 품종에 따라 저장성이나 당도, 수분함량 등 특성이 달라요. 그래서 배를 선택할 때는 품종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재배하는 배 품종은 신고가 약 80%를 차지해요. 우선 생산자부터 더 다양한 품종을 재배해야 해요

13년 농사꾼 구 대표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자신의 과원을 갖는 것이다. 지금 농사짓는 땅은 임대이기 때문이다.“만 평을 10년 이내에 내 땅으로 만드는 게 목표에요. 현재는 임대료만 1년에 1~2천만 원 정도 돼요”10년 넘게 농사를 지어도 자신의 땅을 갖기 힘든 게 현재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귀농 후 어려울 때마다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온 그는 소과나 상품성 없는 배를 배즙으로 가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농업에 확고한 신념을 지닌 그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날을 기대해 본다.`

 

 

 

 

취재_ 경기도 평택시 상록수농원 구본익 대표

·사진_조영신 기자 saenong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