썡媛

귀농·귀촌

 

기현 씨의 따뜻한 귀농 이야기

 

 

성문농장의 김기현(55) 대표는 귀농 전 실력을 인정받는 엔지니어였다. 금성통신과 정우공업에서 금형설계자로 20여 년을 근무한 김 대표의 당시 연봉은 1억 원에 달했다. 그런 그가 돌연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15년 전 부인 유춘희(51) 씨와 두 아들을 데리고 경기도 여주로 터를 옮겼다. 잘 나가던 억대 연봉자에서 과수원 주인으로 변신한 김 대표의 사연이 궁금하다.

 

 

 

▲ (왼쪽부터) 김기현 대표, 큰아들 김진배 씨, 부인 유춘희 씨

 

 

 

다운증후군 큰아들 위해 귀농첫 도전 과수 복숭아·자두

사실 김 대표의 귀농 배경에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큰아들 김진배(23) 씨가 있었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며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고통이 따른다. 위험요소도 많고,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다. 특히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해 주고 싶었던 김 대표는 흙과 함께할 수 있는농업을 생각하게 됐다. 김 대표는 큰 아이와 가족들이 편히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귀농을 결심하게 된다.

2년 정도 귀농 장소를 물색하던 김 대표는 2000325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현재의 농장에서 본격적인 농부의 삶을 시작한다. 2.31(7,000) 규모의 대지에 복숭아와 자두 각각 600주를 심고 과수 농사의 첫 삽을 뜬다.

농사일에 문외한이었던 김 대표는 과수원 운영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여주 지역이 자두 주산지가 아닌 탓인지 자두나무들은 병에 걸려 죽어 나갔다. 복숭아도 동해로 인한 피해가 컸다. 결국, 죽은 나무들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사과, 배를 심기 시작했다.“농사 첫해부터 병해, 동해가 너무 심했어요. 그래서 사과와 배를 조금씩 하게 됐죠. 사과가 동해에 제일 강하고, 배가 그다음이거든요

 

 

 

숱한 시행착오 끝에 친환경 재배 전문가로 거듭나다

현재 성문농장은 사과, 복숭아, 배 세 가지 과수를 집중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대지면적으로 따지면 사과가 1.32(4,000)1,200(밀식), 복숭아는 0.66(2,000)300, 배가 0.33(1,000)200주다. 숱한 동해에도 김 대표가 여전히 복숭아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축적된 노하우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복숭아 주 품종은 미백, 천중도, 장호원 황도이다. 이 외에도 용택골드, 단금도, 일반황도 등 10여 종이 넘는 품종을 다뤄봤지만, 앞의 세 품종이 가장 결과가 좋았다. 사과는 홍로 200, 후지 1,000주를 재배 중이다. 배는 신고가 대부분이고 그 가운데 수분수로 추황을 섞어 심었다. 신고가 200, 추황이 20주다.

김 대표는 친환경 재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들의 장애가 유전적·환경적인 이유와 더불어 먹거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신념 때문이다. 농업에 뛰어든 직후 자연농업학교 기본연찬을 시작으로 EM 환경농업학교, 친환경농산물유통관리사 과정 등을 수료하며 관련 지식과 기술을 체득했다.“건강은 먹거리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가 생산한 상품을 먹고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때문에 성문농장에서는 시중에서 파는 일반 영양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과실 효소, 미나리, , , 해초류, 새우·게 껍데기, 당귀, 계피, 감초 등으로 직접 만든 한방영양제를 사용한다. 병해충 방제를 위해서는 자연약초인 자라공, 너삼, 할미꽃뿌리, 은행잎, 소리쟁이, 고추, 마늘, 녹차잎 등의 즙액을 활용한다.

EM(Effective Microoganism)이라고 하는 유용미생물도 사용한다. EM은 사람과 환경에 유익한 미생물을 배양한 복합 미생물제를 말한다.“EM은 효모, 유산균, 누룩균, 광합성 세균, 방사선균 등 80여 종의 호기성·혐기성 미생물이에요. 이들 균들이 만들어내는 발효 생성물의 항산화력과 유해물질 생성 억제력이 EM의 효과라고 할 수 있죠배양을 위한 기본 미생물은 주로 제주도 EM 환경농업학교와 여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공급받는다.

 

 

▲ 성문농장은 친환경 약제와 영양제로 키운 과일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고 있다

 

 

 

 

3년 전부터 가공공장 운영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계획

성문농장의 한 해 생산량은 복숭아가 4.5상자로 1,500여 개다. 매출은 4,000만 원 수준이다. 사과는 15상자로 500여 개, 배는 100여 개 정도다. 사과와 배는 합쳐서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생산량의 80%를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나머지 20%는 가락동 동화청과로 출하한다.

친환경 재배를 고집하다 보니, 성문농장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생산되는 과일이 인체에는 이롭지만, 시장에 내놓을 1등급의 비율이 낮다는 것. 2등급 과일은 먹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겉모양 때문에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아 가격이 떨어진다. 성문농장은 이런 2등급 과일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해 소득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에 김 대표는 2등급 과일로 과일즙을 만들어 팔게 된다. 10여 년간 건강원에 위탁해 과일즙을 만들어 왔다. 3년 전부터는 여주시의 지원으로 가공공장을 준공했다. 가공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복숭아즙, 사과즙, 배즙, 도라지배즙, 사과, 배 말랭이 등이 있다. 지난해 가공공장에서만 5,000만 원 매출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사과 수확체험을 시도한다. 방문객들이 직접 과일을 수확하고, 수확한 과일을 사가는 방식이다. 생산되는 과일을 전량 고객이 직접 수확하고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 복숭아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가공 체험도 병행한다. 방문객들은 직접 사과쿠키, 사과파이, 사과국수, 사과말랭이 등을 만들 수 있다.“지금까지는 소규모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과수원 경관도 아름답게 꾸며서 저희 과수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체험뿐만 아니라, 힐링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취재_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성문농장 김기현 씨

·사진_박관훈 기자 saenongsa@hanmail.net